목적지에 도착해 전화를 하고 라이언을 만났다. 인도계나 서남 아시아계와 백인 혼혈인듯 한 20 중후반일까? 싶은 라이언이 나왔다.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데 집이 11층이라 시간이 길고 뻘쭘해서
근데 학생인가 봐. 근처에 학교있던데. MIT...
- 응. 근데 내 학교는 Harvard 인데 지금 하고 있는 건 MIT하고 합동연구라서 lab이 이 근처야.
이사가느라 물건을 파는 거니?
-응. 여기 렌트가 너무 비싸서 이사가. South Boston으로.
얼마야? 나는 브루크라인 사는데 시내에서 좀 멀어서 이쪽으로 이사오고 싶거든. 아이 학교만 아니면...
- 한달에 3000불. 이런 아파트가 말이야.. 미친거지..
하면서 아파트로 들어섰다.
정말? (들어서니 경관은 정말 끝내줬다. 챨스강이 눈 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만, 집 상태는 ... 11층인데 지하실처럼 현관문을 열면 먼저 아래로 한 층쯤을 내려가는 계단이 있고 그러면 바로 거실이 있는 생전 처음 본 구조이고 모든 것이 낡고 좁았다. 이사오고 싶은 거 취소)
- 내가 들어올 때 2200불 이었는데 이제 3000불 달래. 해 마다 800불씩 올릴려고 그러는 건지..
식탁을 봤다. 따당... 이건... 상태가 심각하군... 아파트는 곧 이사나갈 집이라기 보다는 도둑이 든 집처럼 난리법석이고 그 안에 애물단지처럼 자리를 잔뜩 차지한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다.게다가 팔걸이 의자의 팔걸이 하나가 없어진 상태였다. 내가 그것 때문에 망설이자 라이언이 오히려
- 어.. 그럼 가격을 좀 더 깎아보지 그래?
라이언! 너 정말... 이러면 내가 너무...---
고맙지.
그런데 의자 위 물건들을 치우자 의외로 상판이 깨끗하고 식탁도 견고했다. 내가 원하는 leaf도 두 개나 있었고, 맞춰 보니 잘 맞았다.
의자와 식탁 상판과 다리가 통짜로 된 나무라 무게가 엄청 무거워 고생했는데 정말 라이언은 나르는 것을 열심히 도와줬다.
이게 여기서는 정말 고마운 일인 것이, 내내 중고물건 사이트를 돌다보니 어떤 사람들은 물건을 내 놓으며(한국인 전용 싸이트가 이런 글이 특히 더러 있다.) '이거 무거운거니까 일 할 사람 충분히 데려오세요. 대책없이 와서 도와달라 하시는 거 사절입니다."라고 아예 단서를 달아 놓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남편과 둘이 해 볼 생각이었는데 함께 열심히 도와주니 얼마나 고맙던지. 그런데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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