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6일 월요일

Road to FL 2

내려가는 길 조지아주의 어느 평원
 
Sunshine State라 불리는 Florida에 입성하자 쏟아지던 햇빛
처음 2박을 했던 Hampton Inn & Suite
우리 방 창으로 보이던 Orlando
Disney와 Universal 티켓을 사려고 들른 월마트에서 지우

Road to Florida

 가는 길에 들른 버지니아의 어느 Target
한파가 엄청나게 몰아닥친 보스턴 지역을 떠난 것이 23일쯤인가? 이제 날짜도 가물가물하다. 지우의 학교가 끝나자마자 달려 밤 9시가 넘어 도착한 곳이 뉴저지와 펜실바니아 주 경계의 어느 inn. 거기서 일박을 하고 펜실바니아를 지나 버지니아로 들어서자 날이 더워지기 시작했다. 이런 기상이변을 하루에 겪어본 일이 없었던 지라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입고 있던 스키웨어를 벗어서 몽땅 트렁크에 넣고 늦은 봄 차림으로 갈아입었다. 아직 몸이 적응을 못 했는지 영 어색했다. 그날 하루 종일 또 다음날 반나절을 더 달려 플로리다에 도착했다. 주 입구에 방문객 센터가 있었는데 휴양지인만큼 비지터 센터가 상당히 잘 되어 있었다.

미국이 워낙 넓고 주별로 자치가 강하다고는 하지만 남부의 주들은 분위기가 Boston지역과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 사람들도 표정이 훨씬 여유있어 보이고 흑인 인구가 상당히 높아 보였고 그에 비해 Asian이 별로 없는 것 처럼 느껴졌다. 또 남 상관 이나 배려가 별로 없는 북부주에 비해 Southern Hospitality라고 표현되는 뭐랄까.. 일종의 친절함이 더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와이파이를 쓰려고 들어간 KFC에서 였다. 이미 저녁을 먹은 상태인데 와이파이를 급히 써야해서 들어간 곳이어서 우리는 아주 적은 양의 치킨 팩을 시켰다. 그런데 KFC의 점원이 굉장히 미안해 하면서 "이거 밖에 안 되서 미안하다."는 식의 제스츄어를 취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뭔가...했는데 세 식구가 이 한 팩으로 저녁식사를 하려나 보다 생각했던 그 종업원의 오지랍이었던 것 같다. 그나마 몇 개월 살던 곳이 Boston지역이라서였는지 이런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눈 돌리면 한국사람이 보이는 행콕에서 있다가, 아침 먹으러 들어간 번잡한 식당에 아시안은 우리 가족 셋 뿐이던 것도 새로왔다. 아마 조지아 주였을 것이다.

Trip to Florida

정말 긴 여정이었다.
서울과 부산을 왕복 10번하는 길..내가 사는 MA주 Brookline에서 FL반도에서 최남단이라는 Key West 끝까지
가족이라지만 이렇게 두 주 가까운 시간을 완벽하게 붙어 있어 본 것도 처음이지 싶다.
지우가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Orlando의 Disney World와 Universal Studio..
내가 가고 싶었던 Miami Beach
지우아빠가 가고 싶었던 Key West까지 다 훑었다.
아침 7시에 시작된 여정이 늘 11시가 넘어서 끝났던 나날들.
정말 많은 것들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는데
지금 와서 돌아보니 푸른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한 것처럼 아득하기도 하다.

2013년 12월 12일 목요일

부고

투투의 김지훈이 다른 세상으로 갔다.
영식오빠가 포스팅에서 다른 어떤 연예인의 부고보다 슬프다고 했는데 그 심정, 공감이 된다.
그들의 공전의 히트곡 일과 이분의 일이 언제쯤 나왔던건가 찾아봤더니 1994년.
내가 대학 2학년이 되던 해이다. 여고시절이라는 말이 주는 어떤 향기라는 것이 있지만, 입시라는 도그마에 다 휩쓸린 한국의 젊은 아해들에게 한쪽에 쭈그려 박힌 냄새나는 걸레 신세였던 감성들이 제대로 자리잡고 폭발하는 시기는 아마 대학 시절이라는게 내 생각. 그래서 그 시절의 노래를 들으면 멀쩡하던 위장이 술을 찾고 뇌는 타임머신을 타게 되는 것 아닐까? 그 시절의 노래들, 그 노래를 불렀던 가수들은 내 감성의 날개를 높이 띄워주는 바람같은 존재인 것이다.
고인이 75년 생이라는 걸 보면 그는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큰 성공을 한 셈이다. 신생그룹의 보컬이었지만 훤칠하고 입담도 있었고 온 동네에 자신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젊음을 살았다. 그 시절 그는, 그들의 노래처럼 어딜가나 환영받고 즐거웠을 것이다. 나같으면 그런 세상과 사랑에 빠졌을 것 같다. 그는 잊혀지고 세상도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자기 할 일을 하기 시작했겠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에게 그는 대부분 일과 이분의 일을 부른 투투의 김지훈이었고, 그런 그의 이 생에서의 삶이 40이 채 안 되어 이런 귀결을 맞았다.  삶의 의외성, 갑작스러움이 비통하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이생의 종결 이후에는, 부디 가장 행복하고 평온했던 때로 돌아가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3년 12월 10일 화요일

스케이트, 곤이네

큰 곤이 작은 곤이네와 함께 지우가 스케이트 렛슨을 받은지 거의 두 달이 되어간다.
지우는 렛슨 외에도 주말에 자주 링크에 가곤 했는데 곤이네 형제는 11월에 여행을 많이 다녀서 연습량이 적었다. 오늘 다음 텀에 사인하려면 레벨테스트가 있다면서 갑자기 코치가 아이들 연습중에 레벨을 적더니 코디네이터에 넘기고 지우는 다음 레벨에 넘어가고 곤이네는 지금 레벨에서 한 텀을 더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결과가 나오고 나자 큰 곤이 작은 곤이가 막 울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서럽게 울었다.
사실 울고 싶은 건 나였다. 지우가 다음 레벨에 가는거야 좋은 일이지만 그동안 곤이네와 같이 다니면서 내가 더 기뻤기 때문이다. 화요일 하루는 곤이네와 시간이 맞으니 놀 수 있고, 오빠들하고 놀면서 지우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다. 아이들을 기다리는 동안도 속 터 놓는 사이인 곤이 엄마와 이야기 하니 추운 링크의 블리처에서 보내는 시간도 괜찮았다. 그래서 코디네이터한테 2번이나 같은 레벨 보내달라고 했는데, 일천한 영어로 얘기를 해서였는지 일종의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지금도 지울 수 없을 만큼 기분 상하는 경우도 당했다.
곤이 엄마는 아이들의 떼나 신경질이나 고집불통이 어디서 시작하는지 진심을 기울여 들으려고 하는 자세와 의지가 제대로 갖춰진 사람이다. 그렇게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인 나로서는 배우는 것이 많다. 곤이엄마가 차근히 아이들에게 이유를 묻자 울면서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는데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큰 곤이 "나는 얘(지우)하고 같이 노는게 좋아서 시작한건데 이제 시간이 틀려지면 같이 놀지도 못하고.. 엉엉엉.."
작은 곤이 "억울하다고! 같이 시작했으면 그냥 같이 가야지 왜 다른 반에 넣냐고.. 그리고 오늘 새로 산 스케이트 신어서 제대로 타지도 못했는데.. 엉엉엉"
평소같으면 제 아는 거, 할 줄 아는 것에 입 대고 넘어가기 좋아하는 지우도 분위기 파악하고 가만히 앉아서 큰 곤이 눈물을 훔쳐 주었다. 오빠, 울지마...

내 자식보다 한 두 살이라도 많으니, 더 커 보이기만 하는 사내 녀석들이 그 순간은 정말 깨물어 주고 싶게 너무 귀엽고, 안쓰럽고, 뭐든 할 수 있으면 해 주고 싶은 심정.. 곤이 엄마와 내가 이렇게 저렇게 그 이유들에 답을 찾으려고 애를 쓰고 쓰면서 아이들도 진정되고 다시 웃고 놀았다. 저녁을 먹고 돌아간 그 두 형제를 생각하면 지금도 슬몃, 웃음이 난다.

돌아가면 이런 아이들도 다 내 학생들이 될텐데.. 하는 생각을 하던 그 짧은 순간은, 돌아가기가 두렵기만 하던 내 일터도 갑자기 그리워졌다.
근데, 아! 이제 블리처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길게 느껴지겠구나..

2013년 12월 5일 목요일

Boston Symphony Ochestra

언제 한번 들으러 가야지...했던 보스턴 심포니 연주를 들으러 다녀왔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과 피아노 주자가 유명한 피아니스트 제르킨의 아드님이라고 하기는 했는데 보러간 이유는 두번째 레파토리인 베토벤 7번 때문이었다. 베토벤 7번의 2악장을 좋아해서 클라이버와 카라얀의 연주로 듣곤 하는데 이 분들이 워낙 네임밸류가 있어서인가..홈 연주라서 그런가 복장도 그렇고 뭔가 풀어진 모습. 콘서트가 비일비재하고 콧대가 하늘을 찌를 것 같은 비엔나 정도 원정 가 줘야 군기가 팍 오를래나... 오늘 연주도 좋긴 했지만 내가 가장 기대했던 2악장은 아주 아주 좋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2악장은 그렇지만 마지막 악장은 상당히 좋았다. 리허설은 마지막 악장만 했을까 싶었다.
이 곳 콘서트는 인터미션이 한국에 비해 꽤 길고 그 사이 사람들이 심포니홀 카페테리아에서 와인을 한잔씩 마시고 담소도 나눈다. 그 곳에 이제까지 보스턴 심포니 연주자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데 코쟁이 지휘자들의 초상 사이에서 동양인의 얼굴을 발견했다. 부스스한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일본인 지휘자 세이지 오자와가 여기 상임으로 29년을 있었다. 오호... 1889년 설립이래 여기 상임들중 최장기간 취임한 예이다. 이 콧대높은 보스토니안들을 어떻게 길들이며 29년을 그 자리에 있었는지...그 분도 엄청난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니었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는 나를 보면 영락없는 동양인.

보스턴 심포니홀은 1900년에 건립되었고 효과적인 음향이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지우 아빠가 앉아 있던 무대 반대쪽 끝 2층 자리는 위의 3층이 막혀 있어서인지 뭔가 소리가 먹히는 듯 했다고 한다. 지우와 내가 앉아있던 자리는

3층 사이드.. 지우아빠에게 미안하게도 소리가 아주 좋았다. 특히 베이스 파트의 묵직한 공명이 살떨리게 잘 들렸다.
위 쪽 벽에 그리스식 조각들이 사이사이 배치되어 있는데 실제 크기를 가늠하자면
 이 정도...
무대 정반대쪽
 우리 자리에서 보이는 무대는 아래..
 
숨은 지우 아빠 찾기..
 
시작전 이랬던 얼굴이
 인터미션에는 이런식으로..
근데 이 아이는 왜 에미 에비 다 있는 쌍커플이 없을까..갑자기 드는 생각..

그래도 보스턴 온 이래로, 하바드 이후, 가는 길에 가장 가슴 뛰는 일이었다. 나는 잘 관리된 오래된 것들을 좋아하나보다.

브라운대학

어느 주말인가? 메사추세츠 주 밑에 로드아일랜드라는 아주 작은 주가 있는데 그 주의 주도가 프로비던스이다. 브라운 대학이 여기있다. 그 날은 여기에 갔다.

아이비리그라 해도 여기서 가까운 하바드는 덩치가 워낙 커서 건물들이 캠브리지 여기 저기 흩어져 있기 때문에 어디가 학교인지 어디가 그냥 건물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는 분위기이다. 옛교정이 모여있는 곳이 있긴 하지만 아담한 편이다.  그 동안 아이비리그 학교는 하바드, 예일, 브라운, 프린스턴 등을 방문해 봤는데 프린스턴이 뭔가... 가장 상상속의 아이비리그 같았고 예일은...
예일은 그래! 대통령이 많이 나온 학교 같기는 했다. 우리는 교정보다 예일 대학 뮤지엄을 먼저 둘러 봤는데... Oh, my God..무슨 놈의 대학 뮤지엄의 콜렉션이 그렇게 대단한지... 예를 들자면 한 방에 가운데는 고호가 그 옆에 세잔, 모네, 그 앞에 들라크루아... 이런식이다. 교과서에서 들어봤던 서양 화가나 작품들이 그냥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데 그것도 좁은 방에 막 붙여 놓았다는 느낌이니 보유 작품수나 그 가격이 천문학적일 것이다. 1층의 고대 유적방은 콜렉션이 너무 모여있어서 등에 멘 가방은 조심해 달라고 가드가 얘기할 정도. 미국이 돈이 많다는 걸 대학 뮤지엄을 돌아다니며 많이 느꼈다. 특히 예일, 프린스턴... 늬네 뭐 해서 그렇게 돈이 많으니?  하바드는 가까이 있어서 아직도 굳이 안 가봤지만, 이제 하바드 뮤지엄에 '직지심경'이 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암튼 브라운 으로 돌아가서 그에 비하면 브라운은 생김이 아주 소박한 편이다. 그렇지만 사진의 학생식당 샌드위치가 너무 맛있어서 후한 점수 주고 싶다.
 어디부터 돌아볼지, 한 번 볼까?
그래, 결정했어!
 사회과학대학인데 이렇게 생겼다.

그리고 프로비던스 시내의 큰 복합 쇼핑몰에 가 봤다. 신기한게 여기는 쇼핑몰이 시 외곽에 따로 몰려 있는데 여기는 시내 한 가운데에 이런 쇼핑몰이 있다. 원통형으로 된 건물로 건물의 외벽쪽은 모두 주차장이고 원통의 내부에 가게들이 몰려 있다. JC Penny, Nordstrom, Macy's등 백화점과 Bed, Bath beyond나 극장, 그 외의 여러 옷가게, 가구 체인등이 몰려있는데 규모가 상당하다. 여기서 내가 뭘 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