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투의 김지훈이 다른 세상으로 갔다.
영식오빠가 포스팅에서 다른 어떤 연예인의 부고보다 슬프다고 했는데 그 심정, 공감이 된다.
그들의 공전의 히트곡 일과 이분의 일이 언제쯤 나왔던건가 찾아봤더니 1994년.
내가 대학 2학년이 되던 해이다. 여고시절이라는 말이 주는 어떤 향기라는 것이 있지만, 입시라는 도그마에 다 휩쓸린 한국의 젊은 아해들에게 한쪽에 쭈그려 박힌 냄새나는 걸레 신세였던 감성들이 제대로 자리잡고 폭발하는 시기는 아마 대학 시절이라는게 내 생각. 그래서 그 시절의 노래를 들으면 멀쩡하던 위장이 술을 찾고 뇌는 타임머신을 타게 되는 것 아닐까? 그 시절의 노래들, 그 노래를 불렀던 가수들은 내 감성의 날개를 높이 띄워주는 바람같은 존재인 것이다.
고인이 75년 생이라는 걸 보면 그는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큰 성공을 한 셈이다. 신생그룹의 보컬이었지만 훤칠하고 입담도 있었고 온 동네에 자신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젊음을 살았다. 그 시절 그는, 그들의 노래처럼 어딜가나 환영받고 즐거웠을 것이다. 나같으면 그런 세상과 사랑에 빠졌을 것 같다. 그는 잊혀지고 세상도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자기 할 일을 하기 시작했겠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에게 그는 대부분 일과 이분의 일을 부른 투투의 김지훈이었고, 그런 그의 이 생에서의 삶이 40이 채 안 되어 이런 귀결을 맞았다. 삶의 의외성, 갑작스러움이 비통하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이생의 종결 이후에는, 부디 가장 행복하고 평온했던 때로 돌아가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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