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에 들른 버지니아의 어느 Target
한파가 엄청나게 몰아닥친 보스턴 지역을 떠난 것이 23일쯤인가? 이제 날짜도 가물가물하다. 지우의 학교가 끝나자마자 달려 밤 9시가 넘어 도착한 곳이 뉴저지와 펜실바니아 주 경계의 어느 inn. 거기서 일박을 하고 펜실바니아를 지나 버지니아로 들어서자 날이 더워지기 시작했다. 이런 기상이변을 하루에 겪어본 일이 없었던 지라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입고 있던 스키웨어를 벗어서 몽땅 트렁크에 넣고 늦은 봄 차림으로 갈아입었다. 아직 몸이 적응을 못 했는지 영 어색했다. 그날 하루 종일 또 다음날 반나절을 더 달려 플로리다에 도착했다. 주 입구에 방문객 센터가 있었는데 휴양지인만큼 비지터 센터가 상당히 잘 되어 있었다.
미국이 워낙 넓고 주별로 자치가 강하다고는 하지만 남부의 주들은 분위기가 Boston지역과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 사람들도 표정이 훨씬 여유있어 보이고 흑인 인구가 상당히 높아 보였고 그에 비해 Asian이 별로 없는 것 처럼 느껴졌다. 또 남 상관 이나 배려가 별로 없는 북부주에 비해 Southern Hospitality라고 표현되는 뭐랄까.. 일종의 친절함이 더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와이파이를 쓰려고 들어간 KFC에서 였다. 이미 저녁을 먹은 상태인데 와이파이를 급히 써야해서 들어간 곳이어서 우리는 아주 적은 양의 치킨 팩을 시켰다. 그런데 KFC의 점원이 굉장히 미안해 하면서 "이거 밖에 안 되서 미안하다."는 식의 제스츄어를 취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뭔가...했는데 세 식구가 이 한 팩으로 저녁식사를 하려나 보다 생각했던 그 종업원의 오지랍이었던 것 같다. 그나마 몇 개월 살던 곳이 Boston지역이라서였는지 이런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눈 돌리면 한국사람이 보이는 행콕에서 있다가, 아침 먹으러 들어간 번잡한 식당에 아시안은 우리 가족 셋 뿐이던 것도 새로왔다. 아마 조지아 주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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