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5일 목요일

Boston Symphony Ochestra

언제 한번 들으러 가야지...했던 보스턴 심포니 연주를 들으러 다녀왔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과 피아노 주자가 유명한 피아니스트 제르킨의 아드님이라고 하기는 했는데 보러간 이유는 두번째 레파토리인 베토벤 7번 때문이었다. 베토벤 7번의 2악장을 좋아해서 클라이버와 카라얀의 연주로 듣곤 하는데 이 분들이 워낙 네임밸류가 있어서인가..홈 연주라서 그런가 복장도 그렇고 뭔가 풀어진 모습. 콘서트가 비일비재하고 콧대가 하늘을 찌를 것 같은 비엔나 정도 원정 가 줘야 군기가 팍 오를래나... 오늘 연주도 좋긴 했지만 내가 가장 기대했던 2악장은 아주 아주 좋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2악장은 그렇지만 마지막 악장은 상당히 좋았다. 리허설은 마지막 악장만 했을까 싶었다.
이 곳 콘서트는 인터미션이 한국에 비해 꽤 길고 그 사이 사람들이 심포니홀 카페테리아에서 와인을 한잔씩 마시고 담소도 나눈다. 그 곳에 이제까지 보스턴 심포니 연주자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데 코쟁이 지휘자들의 초상 사이에서 동양인의 얼굴을 발견했다. 부스스한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일본인 지휘자 세이지 오자와가 여기 상임으로 29년을 있었다. 오호... 1889년 설립이래 여기 상임들중 최장기간 취임한 예이다. 이 콧대높은 보스토니안들을 어떻게 길들이며 29년을 그 자리에 있었는지...그 분도 엄청난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니었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는 나를 보면 영락없는 동양인.

보스턴 심포니홀은 1900년에 건립되었고 효과적인 음향이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지우 아빠가 앉아 있던 무대 반대쪽 끝 2층 자리는 위의 3층이 막혀 있어서인지 뭔가 소리가 먹히는 듯 했다고 한다. 지우와 내가 앉아있던 자리는

3층 사이드.. 지우아빠에게 미안하게도 소리가 아주 좋았다. 특히 베이스 파트의 묵직한 공명이 살떨리게 잘 들렸다.
위 쪽 벽에 그리스식 조각들이 사이사이 배치되어 있는데 실제 크기를 가늠하자면
 이 정도...
무대 정반대쪽
 우리 자리에서 보이는 무대는 아래..
 
숨은 지우 아빠 찾기..
 
시작전 이랬던 얼굴이
 인터미션에는 이런식으로..
근데 이 아이는 왜 에미 에비 다 있는 쌍커플이 없을까..갑자기 드는 생각..

그래도 보스턴 온 이래로, 하바드 이후, 가는 길에 가장 가슴 뛰는 일이었다. 나는 잘 관리된 오래된 것들을 좋아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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