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월요일은 지우가 학교에 가서 돌아오기 전까지, 최소한의 집안일 후, 배깔고 누워 전자책을 읽었다. 간만에 읽는 한국책이 반갑고, 뭔가 변비처럼 밀려있던 머릿속의 말들이, 다 배출되는 시원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물론, 타인의 글이지만.
조용히 침잠하며, 다시 나란 인간의 본질을 돌아보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들을 찾아서 키워가는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이 겨울이, 이 적막한 동네가 그런 나의 자의식을 자꾸 도닥거리며 집 안으로 돌려 들이는 느낌.
가끔 한국의 친구들과 소식을 주고 받으며, 이곳에서 잊고 있었던 나의 내면이 다시 복기되고 그런 느낌에 위안을 얻는 때가 있다. 해봐야 일상잡기의 짧은 이야기들이나 페북이나 밴드의 댓글들이지만 아마도 그들은 모를 것이다. 이식된 곳에서 지난 역사를 모두 잊고 어리둥절한 장기가 옛 몸의 피를 만난 느낌? ( 이곳에 의료인들이 많아서인가? 이제 비유가 아주 이상해 지고 있다. )후후후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양가적인 입장은, 가정의 주인이 되는 것을 회피하지 말 것과, 밖으로 나가면 더 적극적으로 남을 위한 일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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