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묵혀두었던 ale을 한 병 반째 먹고 있다. 여기 오니 이런 저런 맛있는 맥주들이 많아서 자꾸 술이 느는 것 같다. 한국 맥주는 반성 좀 해야할 것 같다.
엘미라의 엄마는 완전한 백인이고 아빠는 수단 출신의 아프리칸이다. 두 사람은 다 의사였다.엘미라는 중동사람처럼 보인다. 엘미라는 미국 흑인과 결혼했다. 아이들은 흑인처럼 보인다. 몇 주 전인가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는데 엘미라의 아들 제이가 다른 백인 아이와 놀고 있었다. 늘 그런 것처럼 남자아이들은 서로 차기도 하고 깔아 뭉개기도 하고 그렇게 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백인 남자 아이의 엄마가 와서 제이에게 "Don't touch him" 이라고 말했다. 우리 아들 건들지마.. 뭐 그런 얘기쯤 되겠지. 나는 못 들었는데 나중에 엘미라가 얘기해 줬다. 엘미라는 갑자기 표정이 확 바뀌더니 나에게 "저 얘 엄마가 인종차별주의자"라며 집으로 가 버렸다. 그때까지도 나는 엘미라가 좀 오버한다는 생각도 했다. 그 백인엄마는 흔히 말하는 과잉보호적인 부모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우는 더 놀고 싶어해서 나는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그 백인아이가 다른 백인아이와 이전과 같이 서로 차고 깔고 뭉개고 노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이 엄마는 다른 백인 아이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인종차별이라는 것을 말로는 들었지만 그렇게 명확하게 목도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나는 좀 충격을 먹었다. 얼마전 인터내셔널 패밀리를 위한 시당국의 워크샵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내가 살고 있는 브루크라인시의 인구 통계를 보면 50%가 넘는 인구가 메디컬분야나 엔지니어링등에 종사하고 있고 70%가까운 인구가 대학원졸업자이다. 정말 '놀랄 노'라고 할 수 있는 통계이다. 통계는 이 카운티가 미국내 거의 탑랭킹에 가까운 높은 교육과 직업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엘미라도 lawyer다. 내 머릿속에서 교육이란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열린 자세도 포함된다. 그러므로 나는 이 커뮤니키가 전체적으로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미루어 짐작을 했었는지도...
그게 몇 주 전인데 어제, 그 엄마를 놀이터에서 또 마주쳤던가 보다. 엘미라의 아들과 그 백인엄마의 아이가 다시 놀려고 시작하자 엘미라는 자기 아들에게 "그 애한테서 떨어져 놀지마" 란 요지의 말을 했다. 갑자기 그 백인 엄마가 엘미라에게 쫓아오더니 "What the f### are you doing?" 으로 시작하는 말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손가락질을 하며 "How dare you do this to my son.." 블라 블라.... 니가 어떻게 감히 내 아들을 상대로 니 아들에게 놀지말라는 그 따위 말을.. 이런 요지의 말들이...
엘미라는 lawyer인 만큼 나중에 내가 들어도 감탄할 만큼 차분하게 대응했다. 그런데 드라마는 끝나지 않았다. 그 백인엄마는 오늘도 픽업타임에 엘미라에게 와서 "We need to talk" 이라고 했다. 엘미라는 "나는 할 얘기도 없고, 너와 더이상 엮이고 싶지 않아." 라고 했지만 그 엄마는 -엘미라의 말을 따르자면- 사과를 받고 싶어했다고...감히 사과를...
내 생각에 그 엄마는 엘미라의 외모로 미루어 엘미라를 스스로를 충분히 방어할 수 없는 상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식으로 여러 사람앞에서 상식밖으로 대해도 되는 언어도 안 되고, 논리도 안 될, 유색인종- stay home mom 정도로 생각하고 그렇게 덤비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퍼스널 스페이스에 대한 존중이나 "Excuse me"를 짜증날 정도로 입에 달고 사는 이 곳 분위기에서 그런 식의 행동을 아이들 놀이터에서 했다는 것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이 세상은 무엇인가가 다른 상대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과연 가득차 있는 걸까? 사람들은 계속 자신의 잘못된 세계관과 문제를 짊어질 조금 다른 그 누군가를 찾고 있는 걸까? 그게 인종이 섞여 사는 중앙 아시아나 유럽, 미국에서는 인종의 문제로, 한국같은 단일인종 국가에서는 정치관이나 역사관이 다른 상대에 대한 증오와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는걸까? 세상은 과연 발전하고 있는 걸까?
내 ale, 이제 다 먹어 간다. 이제 자야겠다. 엎어져 자는게 브래인 디톡스라는 합창단 후배의 말을 들어야지.
2013년 10월 23일 수요일
2013년 10월 20일 일요일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하루 24시간이 부족한지 모르겠다. 잠을 두 시 가까이 되어서 자도 낮에는 할 일이 한 가득.
해야 할 일이 아닌데, 하는 일들.......도대체 뭘 하며 살고 있었지?
주말에 여행가고,
아침에 일어나 아이 학교 준비하고, 돌아와서 거의 엘미라와 커피타임가지고...어떤 날은 5시간 내내 얘기한 적도 있다. 워낙 서로 백그라운드가 다른 지라 살아온 얘기하는데 아직 소재가 고갈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우가 오기 전까기 계속 무슨 일인가를 하고 있다. 뒷문을 자주 열고 살다보니 집도 너무 거지같이 하고 있으면 지나가다 불러들인 동네 이웃에게 미안한 일이라 청소라도 하고 식탁위라도 치워 놓아야 하고...
어쨋든 새 살림이다 보니 사야할 것들이 자꾸 생기고 그 핑계로 다운타운에 나가서 쇼핑하고 구경하고 안 먹어본 샌드위치라도 있으면 한 점 사 먹고 돌아오면 지우가 온다.
지우는 하교하면 학교놀이터에서 두 세시간쯤 놀거나 꼭 친구네 집에 가거나 친구를 데려온다. 아이들이 집에 오는 날은 더 분주하다. 끼니를 챙겨 먹이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손 놓고 노는 것을 보기만 할 수는 없다. 오죽 아이들이 들랑 날랑 하면, 건너집 터키 할머니는 내가 baby sitting 하는 줄 알고 있다. 어떤 날은 우리집에 아이들이 일곱명이 있는 날도 있었던 것 같다. 바르나, 제이, 아미네, 이샤이, 아이옐리, 레이, 레이네 오빠 등등등...그래도 아이들이 주변에서 왁자하게 노는 걸 보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다. 지우가 picky하게 굴때면 왜 저러나 싶어 못마땅 하거나 아이들끼리 편이 갈려 다툼도 하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소리가 그런 것 같다. 저녁 시간은 동네의 소소한 이벤트에 가거나 또 저녁도 먹고..하다보면 지우 자는 시간은 꼭 9시 30분을 넘기고..
이 동네 한국부모회가 있는데 학교 PTO에 정식으로 속해있는 소모임이다. 처음에 주소록 파일 만드는 거 돕는다 했다가 이상하게 꼬여 총회있던 금요일 바로 전까지는 그거 준비한다고 또 이것 저것...
뭔가 좀 organizing하고 생산성을 높이도록 해 봐야겠다.
해야 할 일이 아닌데, 하는 일들.......도대체 뭘 하며 살고 있었지?
주말에 여행가고,
아침에 일어나 아이 학교 준비하고, 돌아와서 거의 엘미라와 커피타임가지고...어떤 날은 5시간 내내 얘기한 적도 있다. 워낙 서로 백그라운드가 다른 지라 살아온 얘기하는데 아직 소재가 고갈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우가 오기 전까기 계속 무슨 일인가를 하고 있다. 뒷문을 자주 열고 살다보니 집도 너무 거지같이 하고 있으면 지나가다 불러들인 동네 이웃에게 미안한 일이라 청소라도 하고 식탁위라도 치워 놓아야 하고...
어쨋든 새 살림이다 보니 사야할 것들이 자꾸 생기고 그 핑계로 다운타운에 나가서 쇼핑하고 구경하고 안 먹어본 샌드위치라도 있으면 한 점 사 먹고 돌아오면 지우가 온다.
지우는 하교하면 학교놀이터에서 두 세시간쯤 놀거나 꼭 친구네 집에 가거나 친구를 데려온다. 아이들이 집에 오는 날은 더 분주하다. 끼니를 챙겨 먹이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손 놓고 노는 것을 보기만 할 수는 없다. 오죽 아이들이 들랑 날랑 하면, 건너집 터키 할머니는 내가 baby sitting 하는 줄 알고 있다. 어떤 날은 우리집에 아이들이 일곱명이 있는 날도 있었던 것 같다. 바르나, 제이, 아미네, 이샤이, 아이옐리, 레이, 레이네 오빠 등등등...그래도 아이들이 주변에서 왁자하게 노는 걸 보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다. 지우가 picky하게 굴때면 왜 저러나 싶어 못마땅 하거나 아이들끼리 편이 갈려 다툼도 하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소리가 그런 것 같다. 저녁 시간은 동네의 소소한 이벤트에 가거나 또 저녁도 먹고..하다보면 지우 자는 시간은 꼭 9시 30분을 넘기고..
이 동네 한국부모회가 있는데 학교 PTO에 정식으로 속해있는 소모임이다. 처음에 주소록 파일 만드는 거 돕는다 했다가 이상하게 꼬여 총회있던 금요일 바로 전까지는 그거 준비한다고 또 이것 저것...
뭔가 좀 organizing하고 생산성을 높이도록 해 봐야겠다.
2013년 10월 17일 목요일
2013년 10월 15일 화요일
2013년 10월 3일 목요일
Maine 랍스터 기행
주말동안 메인주로 여행을 갔다. 랍스터 먹은 것만 생각난다. 처음 도착지도 바닷가 근처 해산물 식당, 물론 랍스터를 먹었다. 랍스터의 본고장이라는 메인이지만, 한국에 비해선 싸다해도 300g도 안 될 것 같은 랍스터를 2만원넘게 주고 먹는 것이 왠지 속이 쓰렸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조개관자 요리도 지난번 플리머스에 갔을 때 보다 너무 조금... 거긴 12불 정도에 관자를 산으로 쌓아주었는데 여기는 25불에 그 반.. 흠... 헬렌 니어링과 스콧 니어링의 메인이 달라 보이기 시작.. 그걸로 성이 안 찬, 해산물 킬러 남편이 숙소로 오는 길에 Shaws에서 랍스터를 파는 걸 보고는 내일 아침 여기서 랍스터를 사다먹자고 꼬였다. 마리당 7.99 오호.. 그렇다면 두 마리 먹자고 불을 지폈다. 여기는 랍스터를 쪄달라고 하면 그냥 쪄 준다.
다음날 아침 득달같이 달려나간 남편이 엄청 큰 랍스터를 두 마리 사가지고 들어오며 울상을 지었다. 왜? 7.99는 파운드 당이었다. 큰 걸로 두 마리 골라 잡으니 38불.. 다 쪄서 계산할 때서야 '아차..'싶었던 거지. 여기서 또 속이 쓰렸지만 '그래 한국에선 이거 10만원 넘는거야' 그러면서 먹었다. 근데 어항에 들어있던 거라 그런지 상당히 비리고 또 큰 것이 맛이 없는 것 같다. 에흑,, 내 아까운 38불...
이걸로 끝이 아니다. 아.. 이제 랍스터 그만 먹자.. 쫌 아닌 것 같다.
다짐에 다짐을 하면 차를 끌고 세바고 국립공원으로 향하려던 찰라 시내를 지나며 아주 허름한 구석집에 Biggest Lopster Roll이라는 간판을 내가 본 것이다.
뭔가... 숨은 장인이 자신이 직접 잡은 랍스터를 박리다매로 넘길 것 같은.. 다 허물어져 가는 식당... 남편도 사실 아직은 랍스터를 포기 못 한거지.. 그럼 가격이나 알아볼까.. 하며 슬그머니 차를 돌렸다.
랍스터 롤은 토스트 식빵 위에 랍스터의 살만 발라 속을 채운 것이다. 가격은 얼마?
오.. 마이 갓.. 거의 30불.. 이게?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랍스터는 살을 발라보면 얼마 안 된다. 테이블을 둘러보니 식빵위에 올라간 랍스터 살이 기실 한 세마리는 잡아야 하는 것 처럼 보이긴했다. 여기서도 주문... 그나마 여기서는 상당한 선방. 신선하고 속이 찬 랍스터 롤이 지금도 생각나네..
아무튼 그러니까...우리가 랍스터에 얼마를 쓴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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