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꿈이 어떻게 시작되었더라?
그와 내가 같이 걸었나?
암튼 우리는 왜 같이 성당에 갔을까? 본당의 벤치에 앉아 나는 그의 어깨에 잠시 기대다 단단하고 넓은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 포근한 느낌이란 영겁동안 머물고 싶을 만큼 유혹적이었다.
그 찰나, 뒤에서 막 나를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려서 한 동네에 살던 엄마의 친구분이었다.
그 아주머니의 큰 아들은 나와 동기였다. 엄마와 이 분은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마음을 함부로 주지 않고 자기 방어적인 엄마가 그나마 마음을 터놓고 지내던 친구. 아주머니는 무지막지한 말로 나를 질타하기 시작했다. 나는 몸을 곧추세웠고, 그도 나로부터 떨어졌다. 그를 이런 상황에 끌어들인 내가 미웠고 그가 떠날까 두려웠다. 겸연쩍어 하는 그의 옆얼굴조차 마주하기 어려워 정면만 바라봤다. 하지만 이후 나는 그를 어쨌는지, 아주머니와 성당을 나와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 아주머니의 팔짱을 끼고 아주 살갑게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하며 그 전 성당에서의 일을 잊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가다가 성남에서 첫 해 동학년을 했던 k선생님과 d선생님을 만났다.
잠이 깬 내 머리에는 저주를 퍼붓는 아주머니 앞에 앉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어떻게 정리할 줄 몰라 머릿속이 하얘진 나와, 기댔던 그의 단단하고 넓고 가슴과 매끄러운 셔츠의 감촉이 남아있었다. 술먹고 자면 이렇게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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