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1일 월요일

NYC-Empire State Building

86층 높이에서 바라본 뉴욕의 야경...
강풍에 못이겨 전망대 안으로 들어왔지만, 뉴욕이고, 밤이고, 높은 상공이어서인지 내 마음도, 지우 마음도, 지우아빠 마음도 마냥 들뜨는 것 같았다.

뉴욕의 이상한 힘은 이런걸까? 뉴욕에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도 이 도시가 가진 담론들이 이미 다 내재화 된 듯한 느낌.

나는 왜 뉴욕을 이미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느끼는 걸까? 즐겨봤던 Sex and the City때문에? 내 시간을 잠시 스치듯 지나갔지만 잊기 힘들었던 뉴요커 친구때문에? CD광 남편덕에듣곤 하는 뉴욕필과 Met Opera의 음악때문에? 이미 너무나 대표 넘버들이 익숙한 Broadway의 뮤지컬때문에? 일요일 오전이면 먹으러 나가던 소위 브런치 메뉴들이란 것이 이 곳에 그 흔한 Diner들에서 퍼져서?

암튼,,, 미국있는 동안, 여러번 오게 될 것 같다. 뉴욕.

NYC-Junior's

Junior's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Lion king이 상영중인 Minscoff극장옆에 있다.  치즈케익이 유명한 곳인데, 뮤지컬 끝나고 바로 허기를 채우려다 보니 가까운 이 곳으로 들어갔다. 지우아빠와 지우는 뮤지컬을 보느라 점심을 건너뛰었고 나는 그 동안 5번가를 돌아다니르라 무릎이 꺾일 지경이었다. 여기 Junior's는 치즈케익 품질유지때문에 뉴욕에만 지점이 있다하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고 암튼 진짜 뉴욕치즈케익이긴 한 셈이다. 치즈케익팩토리보다는 더 나은 것 같다는 것이 내 입맛. 패밀리 레스토랑의 본고장 미국답게 음식들이 완전 기름지고 헤비하다. 이런 종류의 음식에서 굳이 좋은 점을 찾자면, 한 번 먹으면 두끼 가까이 배가 안 고프다는 것. 식사 후 부른 배를 안고 굳이 치즈케익을 테이크 아웃한 건 거의 십 오년전쯤, 친구와 치즈케익에 홀릭해서 시시때때로 그걸 사 먹었던 기억이 나서였다. 라리의 치즈케익도 맛있었고, 스타벅스가 들어오며 뉴욕치즈케익을 팔기 시작하니 또 그거에 넘어가서 막 먹고 다녔다. 그 시절의 지방, 지금쯤 내 몸 어딘가에 다 그대로 있겠지? 흐미ㅎㅎ

그냥 오늘따라...  H와 치즈케익을 먹으며 보냈던 그 시간들이 자꾸 떠오른다. 치즈케익이라는 걸 나에게 알려준 H, 아마도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그녀 역시 이 맛을 뉴욕에서 왔던 예전 남친에게서 배웠을 것이다. 치즈케익을 한 접시 앞에 두고 나누었던 그녀와 나의 수 많은 이야기들. 그 담소들은 지금의 나에게 어떤 의미인걸까? 삶이란 그냥 흘러가 버리는 걸까? 아니면 내 몸 속 어느 한 지방 세포를 이루고 있을 그 시절의 치즈케익처럼 쌓이고 쌓이는 걸까? 문득 궁금해 진다.
지우의 시간속에서도 부모와 함께 이 순간들이 쌓이고 있는걸까? 먼 훗날, 뉴욕에 와서 여길 지나며 엄마, 아빠와 함께 2분의1 핫독이라해서 시켰더니 어른 머리 길이 만한 소시지에 놀라 자빠지던 일을 기억해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