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4일 토요일

2017년의 시작

2017년의 시작을 남편의 연구실과 병원 쇼핑으로 시작했다.
갑자기 가슴 언저리가 찌릿해서 걱정이 되어 병원에 왔다. 어제 저녁에는 오늘 아침이 오는게 얼마나 멀게 느껴지고 오기 싫었는지..
결국 저지르고 행하고..그게 마음의 번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아침에 병원 오는 차안에서 생각했다.
워낙 심각한 환자들을 보는 대학병원 의사들이라 그런지 내 문제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 했고 나까지 같이 마음이 놓이는 듯 했지만 대학병원 방문은 늘 그렇듯 한 번으로 끝나는 일이 별로 없고 꼭 검사를 하고 나서 다음에 몇 일날 검진을 다시 약속해야 한다. 여기 병원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방학이 끝날 것 같다.

남편의 연구실에 오니 사무공간이라 그런지 책도 보게 되고 식사도 제 시간에 맞춰 하고.. 집에서 풀어져 있는 것 보다는 훨씬 생산적인 것 같다.
음력 기준으로..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내 생의 닭의 해에 대해 돌아보았다.
손을 꼽아가며 인묘진사.. 계산해 보니 내가 처음 맞은 닭의 해는 8살때였다. 국민학교입학, 대학입학, 그리고 지우 임신... 내 생에 굵직한 일들이 닭의 해에 많이 일어 났다. 올 해는 어떤 일이 중요한 일이?

지난 주말은 연말과 새해를 통과하는 주말이었는데 나는 방학 시작과 함께 일독이 온 몸에 퍼졌던 건지 내내 가벼운 몸살로 침대에 누워 먹고 자고를 반복했다. 페북에선 사람들이 부지런히 공연도 가고 산에도 올라가고 친구를 만나 새 해를 맞고 그러는데 침대에 누워 빌빌대는 나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했지만 어쩌랴, 나의 새 해는 오늘 부터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