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30일 일요일

껍데기같은 삶 VS 정성을 다해 살고 싶다.

 얼마전 성매매 단속을 피하느라 고층에서 떨어져 고인이 된 20대 여성의 사건이 기사화 되었다. 헤드라인으로 접할 때에는 수많은 사회면의 기사 중 하나였을 뿐이다. 그런데  그 역시 근근히 살아가는 아버지에게 어린 딸을 맡기고 일을 나가는 생계를 책임지는 엄마였다는.. 스물 넷 짧은 생이 기사화 된 글을 읽으며 죄어드는 마음을 가누기가 어려웠다. 한가한 일상에 먹방이나 포스팅하며 살던 내 삶이 그래도 열심히 사는 거라고 믿던 자만심 또는 자위 의식이 일순간 무너졌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았지만 곁에 두었던 그 엄마는 천성이 모질지 못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여린 그녀에게 딸 아이와 함께 이 사회에서 용인된 방법으로 살아남는 법을 알려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런 부모, 선생님 하나 있었다면, 그런 일터로 떠난 엄마를 감싸안을 따뜻한 보육을 우리 사회가 제공할 수 있었다면 그랫다면...
교육은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배워왔는데 나는 아이나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쳤었는지 생각해 본다. 내가 어려서 그렇게 강팍한 삶에 던져졌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 남았을까?  자식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 부모가 없었다면 나만의 힘으로 지금 내가 영위하는 지극히 소시민스러운 삶이나마 과연! 가능했을까?  상상만으로도 치가 떨리게 두렵지만 어느 순간, 버팀목이 되어줄 어른없이  내 자식이 밑바닥부터 차올라야 하는 환경에 던져진다면 그 아이는 내가 지금껏 가르쳐 준 것으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라. 학교 숙제 잘 해라. 친구에게 잘 대해 줘라. 네 방 정리 잘해라... 이런 것들이 절대 절명의 선택과 생존의 순간에 도움이 될까?
자존감을 잃지 않고 사는 법,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는 법, 기본적인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하며 자존을 지킬 직업을 선택하고 유지 하는 법, 길게 보았을 때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 그런 것들을 가르치는 교육을 나는 받아 보았던가, 그리고 그런 교육의 방법을 나는 알고 있는가? 자문해 본다.  나는....  삶에 대해, 전공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는 등신이면서 자식 앞에서 학생, 친구, 이웃들 앞에서 알은 체 하며 껍데기 같이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한미하고 일천한 경험으로 살아가는 미생,  최소한 겸손하고 배우려는  자세라도 잃지 않아야 한다.